

Only Saying Goodbye ▶푸
" 떠난다고? "
예, 긍정을 표출합니다. 라고 바로나는 답했다.
" 꼭 떠나야 되냐 ? "
시즈오는 물어보았다. 딱히 서로가 서로에게 연애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. 시즈오도 바로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.
그럼에도 이렇게 물어보는 이유는 무엇일까, 라고 시즈오는 문득 의문을 표출했다. 딱히 연애감정도 아닌데다가 그냥 같이 일하는 회사 동료면 이딴건 물어보지도 않을탠데.
" 긍정합니다. "
시즈오는 생각했다.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다, 라고. 바로나가 자신에게 해야 할 말도 있었고, 자신이 바로나에게 해야 할 말도 있는 것 같았다.
뭔가를 말해야 하는데 그게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았다. 아마, 저쪽도 생각나지 않겠지. 그렇다면 피차일반인건가, 라고 생각하다 자기변명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또 든건 한순간이었다.
" 젊었을 때, 사람 죽인 경험, 있습니다. 사살당한 사람을 보고도 뇌리에 떠오르는건 부족함. "
듣고 놀라지는 않았다. 역시 그랬구나. 라는 느낌이었다. 사실 그랬을 것도 같았으니까.
" 그 뒤로 계속 사람을 죽이고 죽여도 별로 감흥이 없었습니다. 왜냐하면....그 사람들은 강하지 않았으니까. "
시즈오는 이제야 슬슬 상황이 이해됬다. 바로나가 왜 이 얘기를 하고 있는지, 이제 좀 알 것 같았다.
" 그러다가 조직을 배신, 도쿄라는 미온한 도시로 이동. 그 도시에서 파트너였던 슬론과 분리되었습니다. 그 때 만난게 시즈오 선배님.
그리고 징수업을 시작. 징수업을 한 이유는 - "
" 내가 부수고 싶어서, 맞지? "
바로나는 많이 놀란 눈치였다. 역시 맞나 보다.
" 뭐라고 그래야 될까....딱히, 상관 없다고 해야 되나. 어쨌든 - "
그런걸 목적으로라도 순순히 다가와준 사람은, 드물니까. 시즈오는 쓸쓸하게 웃어 보였다. 그런게 목적이었다 해도 말이야 -
" 고마워. "
바로나가 울고 있었다. 꽤나 강한 애라고 생각했는데, 울고 있었다. 본인도 상당히 놀란 눈치였다. 시즈오도 그랬다.
" 어이...울지 마. 울라고 한 얘기 아니니까. "
시즈오는 가까이 가지 못했다. 하나뿐인 후배가 울고 있는데도 시즈오는, 위로해주지 못했다. 난 왜 가까이 가지 못하는 거지. 그 답은 나와버렸다.
바로나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했으니까. 시즈오는 후배가 우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볼 따름이었다.
" 옛날에 신라 녀석이 말해준 거였는데 - 사람은, 언젠가 다 사라지게 되어있대. 그리고, 헤어졌으면 언젠간..."
뒷 말은 하지 않았다. 사실 두서없는 얘기였고 기약없는 얘기였다.
그걸 알은 이상 이제 할 일은 없었다. 돌아서는 것 밖에는. 시즈오는 돌아서서 한 걸음씩 때기 시작했다.
" 선배님이랑 같이 있으면서 그런 감정, 점차 소멸되었습니다. 더 이상, 부수고 싶지 않다고 가끔식 고민하였습니다. "
시즈오는 걸음을 멈췄다. 약간, 충격이었을까. 그렇다면, 그 뒤엔 왜 계속 나랑 일했던 거야.
" 같이 일하며 식욕과 삶을 병행해도 이상은 없을 것 같다는 느낌도 가끔은 들었습니다. "
알아차려버렸다. 이건, 고백같은 거였다. 그냥 고백도 아니었고, 잘못의 고백같은 것도 아닌. 진짜 고백.
바로나가 더 이상 제대로 말을 못하는 것을 알아차렸다. 나 같은 걸까, 원하는 말을 하기엔 용기가 없는 걸까.
" 그동안의 은혜에 감사를...표출합니다. 그럼, До свида?ния! ( 안녕히 계세요 ) "
뒤로 걸어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. 바로나가 말을 마친건지 걸어가고 있는 모양이었다. 불현듯 떠올랐다. 이케부쿠로에서는 절대로 러시아어를 쓰지 않았던 바로나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, 러시아어였다.
시즈오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. 이제,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 조금 깨달았다. 시즈오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. 자신도, 아까의 바로나처럼 울 것만 같았다.
하고 싶은 말을 왜 하지 못했던가. 어렸을 때의 좋아하던 사람을 다치게 한 이후의 자신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. 자신은, 전혀 변한게 없었다 -
그리고, 그는 뛰었다. 혹시라도 하지 못한 말을 전할 수 있을까 싶어서.
